뮤지컬 이름을 '시라노'에서 '조형균'으로 바꿔야 할 듯. 조형균의 조형균에 의한 조형균을 위한 뮤지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.
시라노 멘탈 미남.
시라노가 소신과 용기에 더해, 백작 드 기슈의 정치력까지 겸비했으면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. 하지만 그러면 애초에 시라노가 소신있는 인물이지도 않았을 것 같다. 그래서 두 사람이 갈등 관계가 아니라 처음부터 팀으로 만났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다.
때로는 내가 시라노가 되어 드러나지 못한 채 누군가의 뒤에서 역할 해야 할 때도 있고. 때로는 내가 크리스티앙이 되어 앞에 등장하는 순간도도 있다. 그리고 드 기슈처럼 정치적인 상황에 놓일 때도 있다.
그래서 시라노의 여러 배역들은 우리 안의 다양한 면모를 투영하는 것 같기도 했다. 마치 영화 '인사이드아웃'처럼. 오늘 나는 누구에게 투영되어 있는가.
누군가의 입을 통하지 않고 전면에서 내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순간에 있는 것 같은 요즘. 내 영혼을 숨기지 않고 시라노처럼 세상에 성공적으로 외칠 수 있을까.